202310 커피한약방 방문

 

9와 4분의 3승강장

 

카페방문기는 이곳에 처음인지라 고민을 많이 했다.

애정하는 카페가 한 세 곳정도 있는데 그중에 어딜 처음으로 해야 할지 말이다.

고민 끝에 두 곳으로 추렸는데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을 가던 중 중간에 지하철의 많은 사람들과 답답함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리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올라 그만 내려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을지로에 있는 이곳 커피한약방을 방문하게 됐다.

을지로 2가 높은 빌딩들과 많은 직장인들이 즐비한 이곳, 대로변에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냄새나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면 그곳에 커피한약방이 있다. 조금 냄새나고 좁은 골목이지만 사실 이 골목만의 특별함이 있다.

뭐랄까 번잡하고 복잡한 서울과 이곳을 나눠주는 벽이랄까 특별한 곳으로 안내하는 입구랄까

마치 해리포터 속 9와 4분의 3승강장이 떠오르기도 한다.

 

커피한약방 그리고 양과자점

 

카페를 들어오기까지의 특별함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카페 자체에도 분명 특별함을 갖고 있다.

우선 이 카페는 과거 허준선생께서 병자를 치료하던 혜민서 자리라고 한다. 그래서 아마 건물자체도 꽤나 오래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엔틱한 인테리어들과 구성을 갖추고 있다.

커피뿐 아니라 다양한 디저트도 구비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커피맛이 꽤나 좋은 기본기에 충실한 카페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현재 가게에 흘러나오는 음악에 대한 LP판을 걸어놓는 점도 매력포인트다.

커피를 즐기기에도 공간을 즐기기에도 참으로 좋은 카페다.

 

 

어디선가 언젠가 이런 말을 본 적 있다. 좋아하는 카페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고

내가 좋아하는 곳들을 생각해 보면 난 아마도 늙은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카페들처럼 늙었을지언정 촌스럽진 않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