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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빨래방
    사념 2023. 11. 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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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사는 이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아마도 시끄러웠겠지만 최대한 조용히 준비를 마치고 새벽부터 빨래방을 찾았다. 진작에 처리했어야 할 여행의 흔적이 남은 빨래들이었지만 지난 일요일 귀국한 이후에 갑자기 몸이 너무나 안 좋았었고 덕분에 근 일주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살만해진 지금 이렇게 오래간만에 나의 생각배설과 묵은 빨래 해결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한 달은 정말로 정신없이 바쁘고 좋았던 한 달이었다(아팠던 거 빼고)
    처음으로 도쿄를 다녀왔고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던 신혼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국내보다는 국외에 오래 머물렀던 지난 한 달이었기에 한국과의 비교도 많이 해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는바도 많았다.
    또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추억들도 꽤나 생긴듯하고 말이다.
     
    나중에 여행들에 대해서도 따로 기록을 남길 예정이지만 지난 여행들에 대해서 짧게 소회를 밝혀보자면
    도쿄를 다녀왔을 때 그런 생각들을 했다. '도쿄는 도쿄구나'
    누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일뽕이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확실히 도쿄를 가보니 우리나라와 체급차이가 느껴졌다. 수많은 서양인 단체관광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 정말로 많이 보이는 교복 입은 학생들과 유치원생들, 시부야와 긴자 그리고 아사쿠사에서 본 수많은 유동인구등
    개인적으로 부러웠던 점은 상설문화재의 규모와 퀄리티(물론 약탈문화재도 많고 이는 분명 과오라고 생각한다)
    담배꽁초와 흡연자가 잘 보이지 않는 길거리,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등이 있었다.
    물론 별로였던 점도 있었는데 바로 지하철 승강장의 습도와 냄새였다. 정말 이건 거의 방콕지상철을 탈 때의 느낌이 드는 곳도 있었다.
    정리를 하자면 오래간만에 견문을 넓히는 느낌의 여행이었다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도쿄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다다음날 다시 짐을 싸서 공항으로 향했다.
    코로나로 다음을 기약하고 서로 일을 하다 보니 못 갔던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결혼할 당시 최초의 계획은 이스탄불+부다페스트라는 상당히 어색하고 신기한 조합이었으나 이번에 다녀온 여행은 부다페스트+빈+프라하라는 상당히 정석적인 코스로 다녀왔다.
    이번 여행으로 느끼기에 세 곳은 확실히 음식문화에 대해서는 많은 공유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역사적 관점이나 건축, 예술사적으로도 공유하는 건 많겠으나 그건 논외로 하고 말이다.
    부다페스트는 확실히 옛 소련의 냄새가 많이 나는 도시였다. 약간 지저분하고 음침한 거리의 사람이며 풍경들이 말이다.
    그래도 주요 포인트는 확실히 유럽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며 사람들이 왜 야경이 이쁘다고 하는지, 이틀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지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빈은 사실 그냥 다 좋았다.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여행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현재와 과거가 잘 섞여서 살아가는 도시이며 사람들도 다들 친절하게 대해줬기 때문이다. 굳이 굳이 굳이 단점을 꼽자면 다른 곳에 비해 비싼 물가정도
    프라하는 왜 사람들이 낭만적인 도시라고 하는지, 사랑스러운 도시라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도시였다. 그리고 음식도 세 곳 중에 가장 맛있었고 정말 코젤 흑맥주는 잊지 못할 듯하다.
     
    어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문득했다.
    여행을 갔을 때만 하루하루가 소중한 게 아니고 사실 생각해 보면 모든 날들이 돌아오지 않을 하루들이고 유일한 하루들인데 내가 너무 편협한 생각을 갖고 산 게 아닌가, 매일을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새벽부터 빨래방에 나와 지난 여행들을 회상하며 글을 쓰고 있자니 어제의 생각은 그저 나의 정신승리였나 보다. 지금은 또 이런 생각이 들고 만다.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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